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Must Eat

건강 때문에 시작한 무알콜 맥주, 마셔보니 달라졌다

by 와츄원트 2025. 5. 20.

무알콜 맥주, 진짜 알코올이 없을까

술을 끊게 된 후 무알콜 맥주를 접한 경험을 바탕으로, 무알콜 맥주의 진짜 맛과 실제 알코올 함량, 그리고 제대로 즐기는 방법까지 정리해 보았습니다.

 

맥주를 좋아했던 내가, 무알콜 맥주를 찾게 된 이유

당분간 술은 마시지 말라는 의사의 선언은 마치 무방비 상태에서 강력한 펀치를 연타로 맞은 기분이었습니다.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, 그것도 맥주 마시는 낙으로 사는 사람에게 '술을 끊어야 한다'는 말은 정말 공포 그 이상이었습니다. 하지만 병원에서 받은 의사의 처방은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었고, 그렇게 제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접어야 했습니다.

 

물론 평소 거하게 마시는 음주 문화와는 거리가 멀었지만, 하루를 마무리하며 맥주 한 캔 따는 그 습관은 제게 분명한 위로였습니다. 또 한 끼 식사와 곁들이는 반주는 루틴이기도 했습니다. 일단 아쉬움을 접고 가장 먼저 한 것이, 평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무알콜 음료를 찾아보는 일이었습니다.

 

그렇게 시작하게 된 무알콜 맥주. 사실 큰 기대는 없었지만 서서히 이 대안이 꽤나 마음에 들기 시작했고, 그날 이후 냉장고에 다양한 무알콜 맥주들을 쟁여두고 즐기는 중입니다.

무알콜 맥주를 시도한 이유


무알콜 맥주, 맛은 정말 괜찮을까?

일단 술 좀 한다고 치면, 무알콜 맥주는 쓰레기라고도 표현합니다. 그 정도로 밍밍하고 싱겁기 때문입니다.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만 최근 제품들은 나름 적응할 수 있을 만큼 꽤 괜찮은 맛을 내기도 합니다. 맥주의 쌉쌀한 풍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알코올 특유의 무게감은 덜한 느낌이 듭니다.

 

개인적으로는 라거 타입 무알콜 맥주가 가장 무난했고, 밀맥이나 흑맥주 계열은 호불호가 조금 갈릴 수 있겠다 싶습니다. 사실 제 입맛을 찾기 위해서는 시중의 많은 무알콜을 먹어봐야 해서 무조건 시도를 해보니, 한 모금 마시고 바로 버릴 수밖에 없는 맥주도 있었습니다. 익숙해지는 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, 일단 입에 맞는 제품을 찾고 나면 ‘맛없는 대체품’이라는 편견이 사라질 것이라고 믿습니다.

 

최근 제가 정착한 무알콜 맥주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.

 

1. 하이네켄 0.0 (Heineken 0.0)

  •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무알콜 맥주기도 하지만, 편의점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. 가장 무난한 편이라 선택지가 거의 없는 경우, 하이네켄으로 급한 불만 끄는 편입니다.
  • 특유의 풍미와 깔끔한 목 넘김으로 국내 소비자에게도 인기가 많이라고 합니다.
  • 도수 0.00% : 하이네켄 0.0은 라벨에 '0.0%'로 표기되어 있지만, 실제로는 최대 0.03%의 알코올을 포함하고 있습니다. 이는 자연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량의 알코올로, 일반적인 식품에서도 발견되는 수준입니다 .
  • 식사와 함께 반주로 즐기기 무난한 라거형

2. 제주 누보 (Jeju Nouveau)

  • 국내 브랜드 최초로 오가닉 콘셉트의 논알코올 맥주로 주목받고 있는 제주 누보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무알콜 맥주입니다. 거의 제주 맥주와 흡사한 맛이 나 진짜 맥주를 마시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. 가격이 일반 맥주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지만, 앞으로 맥주를 못 먹는다는 가정하에 제주 누보만 있다면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.
  • 제주감귤껍질과 보리를 활용한 향긋한 맛이 일품이고, 어떤 요리와 페어링해도 잘 어울립니다.
  • 깔끔하면서도 은은한 여운이 있어 ‘술을 끊은 사람들’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합니다. 최근 출시한 누보 망고까지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.
  • 도수 0.5%

3. 칭따오 논알코올 (Tsingtao Non-Alcoholic)

  • 중국 대표 맥주 브랜드 칭따오에서 출시한 무알콜 라거로,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맥주와 흡사한 맛이 납니다. 한때 칭따오 논란으로 잠시 쉬었지만, 다시 마셔보니 역시 제맛입니다.
  • 기존 칭따오 맥주의 청량한 라거 느낌을 비교적 잘 살림
  • 도수 0.05% 미만으로, 국내 기준상 무알콜 제품으로 분류
  • 살짝 쌉쌀한 끝맛과 깔끔한 바디감이 특징
  • 참고로 무알콜 맥주는 술로 구분되지 않아, 인터넷 온라인 쇼핑으로도 구매 가능해서 편합니다.

제주누보 맥주와 칭따오 무알콜맥주
출처 : 제주누보 공식홈(좌) 칭따오 공식홈(우)


그런데, 무알콜이 진짜 '알코올 제로'는 아닙니다

무알콜 맥주는 이름처럼 진짜 '알코올이 없는 맥주'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. 사실 대부분의 무알콜 맥주는 '알코올 0.5% 미만' 제품입니다. 이는 국내 식품위생법 기준에 따라 0.5% 미만이면 '무알콜'로 표기할 수 때문입니다. 따라서 알코올이 아예 없는 제품을 원한다면 '0.00%' 표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. 특히 운전 전, 임신 중, 약물 복용, 혹은 종교적 이유 등 민감한 상황에서는 '0.00%'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.

하지만 0.5% 미만의 알코올 정도는,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먹는 음식 알코올 함량과 비슷합니다. 바나나가 익으면서 발효될 때 0.2-0.4%, 김치 자연 발효 시 0.5% 전후, 간장 1.5-2.0%, 사과주스 0.1-0.3%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음을 감안하면, 무알콜 맥주 0.5%가 법적 기준으로 무알콜에 분류되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.


무알콜 맥주, 대체재를 넘어 하나의 음료로

처음엔 술을 대신하는 '대체재'였던 무알콜 맥주가 제 입에 정착하면서, 슬슬 무알콜 맥주에 맛을 들이고 있습니다. 맛있는 음식이 있지만 오후 일정이 있을 때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고, 회식 자리에 눈치 보고 보고 싶지 않을 때 말술을 마시는 느낌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습니다.

 

무알콜 맥주라고 해서 ‘술 못 마시는 사람이 마시는 맥주’로 볼 필요도 없습니다. 각자 환경에 따라 건강 문제, 업무 환경, 개인 취향 등 다양한 이유로 맥주를 대체하고 싶을 때, 이보다 더 합리적인 선택이 있을까 싶습니다. 혹 저처럼 맥주 마니아인데, 의사의 처방으로 금주를 실행해야 한다면 한번 시도해 보세요.

 

게다가 이 시장도 점점 경쟁이 치열해져 더 다양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으니, 무알콜이지만 맥주 같은 풍미를 지녔다는 이 매력적인 음료, 한번 즐겨보셔도 좋겠습니다.